안녕하세요 고만두입니다. 많이 늦었습니다만… 다들 잘 지내셨죠?
위드 코로나 시기로 접어 들며 유통, 외식 전 분야에서 오프라인 채널의 반격이 시작되고 있는데요. 일례로, 배달의 민족만 하더라도 실사용자가 7%가 감소되었다고 해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제가 그동안 재밌게 보고 있었던 오프라인 스토어들을 몇개 보여드리려고 해요. (참고로 오늘은 느낌을 전달 드려고자 사진이 많습니다)
가장 먼저, 한번 쯤 보셨을 만한 “나이스웨더”부터 이야기해볼게요. 편하게 읽어주세요!
현존하는 편의점은 더 이상 우리세대에게 편의하지 않다 : 나이스웨더
‘현존하는 편의점은 더 이상 우리세대 (MZ)에게 편의하지 않다’라는 이슈 제기로부터 시작한 편의점인데요. 요즘 제일 힙한 브랜드들은 다 여기 몰려있구나 싶어요. 레트로 감성의 코닥 필름 카메라, 한동안 핫했던 솔트레인 치약, 트러플 감자칩, 올드페리 도넛들. 그리고 오눅같은 브이로거들이 쓸 법한 그릇들까지! 구경하다보면 정말 개미지옥이 따로 없어요. 가서 한번 둘러보시면, 어쩜 이렇게 쓸모 있지만 너무 비싼 아이템 or 쓸모없지만 너무 귀염뽀짝한 아이템을 가져왔나 싶을 거예요.
MZ 세대 대상으로 브랜딩, 큐레이션에 탁월한 팀이 만든 티가 납니다. 도산분식, 아우어베이커리, 대막 비스트로, 형훈텐동 등 한번 쯤은 들어보셨을 만한 도산공원/신사 가로수길 근처의 핫한 명소들인데요. 이 모든 브랜드들을 연달아 성공시키고 있는 CNP가 내놓은 신개념 편의점이에요. 아직은 서울과 분당 내에 4개의 오프라인 매장 뿐이지만, 매장 확대와 함께 온라인 채널 진출도 생각 중에 있는 것 같아요.
돈은 어떻게 벌까요? 3가지의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데요 : 1) 아주 소량의 상품 사입, 2) 위탁 판매 (판매된 GMV에서 수수료 수취), 3) 자체 PB 굿즈 제작 및 판매하고 있어요. 특히, 저는 이 PB 굿즈 사업에 눈길이 많이 갔는데요. 나이스웨더 바이브가 한껏 담긴 굿즈들을 판매하면서, 샵 브랜딩도 보다 강화하고요. 다른 온오프라인 채널이 아닌 오로지 여기서만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서 희소성도 강화하고요. 참고로, PB지만 가격은 안착하세요 - 에코백 하나에 3만원이 훌쩍 넘습니다.
나이스웨더는 확장성 있는 모델은 아닐 거예요. 많아봐야 최대 10곳까지 아닐까 싶어요. 게다가 10곳을 가로수길의 플래그십 스토어 형태로 크게 내기란 어렵고, MZ 세대가 많은 곳은 임대료도 비쌀 뿐더러, 객단가가 높지 않을 겁니다. 그런 맥락에서 현대 백화점을 전략적 투자자로 유치한 것은 온오프 채널을 다 키울 수 있는 방안 같습니다. 약 30억 투자 유치도 받았고, 이를 통해 현대백화점은 20% 지분을 획득했다고 하니, 기업가치는 약 150억원 정도로 보는 것 같네요.
현대 백화점 점포 내에 작은 샵인샵으로 들어가기도 하고요. (현백 무역과 여의도 더현대에 입점했고 더욱 늘려갈 것으로 보여요) 더욱이, 현대백화점의 온라인 몰, 특히 한섬 EQL 같은 앱들에도 샵인샵 개념으로 들어갈 수 있을 거예요. CNP는 오프라인에 강하지만 이커머스 차원으로는 앱 개발, 퍼포먼스 마케팅, 재고관리, 결제 등 완전히 다른 역량이 필요한 거라서요. 이 때, 현대 이커머스 부문의 기존 개발인력과 물류 인프라 등을 모두 적극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CNP는 원래 잘하던 거 계속 잘하면 되고요!
반대로, 현대백화점은 2030을 집객 시킬 파워를 가진 Anchor tenant를 유치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투자였다고 봐요. 특히 나이스웨더 고객 95%가 현대백화점에서 한번도 구매 이력이 없는 신규고객이에요. 물론, 이런 힙한 편집샵을 직접 기획하고 런칭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전통적으로 중장년층 중심의 고객 서비스와 사업을 전개했던 백화점 기존 인력들로는 꽤나 어렵잖아요. 게다가 나이스웨더와 별개로, 젊은 MZ세대의 감성을 선도하고, MD 저력이 있는 CNP와 재밌는 자체 상품 기획, F&B, 체험 공간 기획 등 다각도로 협업할 측면이 많을 겁니다.
이제껏 만나던 News Stand (가판대)는 잊어라 : NEW STAND
나이스웨더와 결이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하고 있는 미국 사업자가 있어요. 이름은 New Stand - 지하철, 대학교 캠퍼스, 오피스 스퀘어에서 흔히 만나던 가판대를 힙하게 풀어보겠다고 시작한 회사예요. 가판대라는 이름답게 크지 않은 공간으로 운영되고요. 뉴욕 5곳, 도쿄 1곳, 공항에 10개 매장을 갖고 있어요.
음료, 문구, 화장품, 잡지서적 등 취급하는 품목이 특이하진 않은데요. 모두 다 감각적인 브랜드들을 데려 왔다는 점에서 나이스 웨더와 비슷합니다. 특히, 브랜드들과의 콜라보도 굉장히 활발합니다. 어반디케이, 하바이아나스 등 독특한 아이덴티티가 있는 브랜드들과 런칭한 PB들도 많이 선보였어요.
여기서부터 나이스웨더와 좀 다릅니다. 이 회사는 B2B 사업을 시작했어요. 중대형 사무실 내에 사무실의 캔틴 공간을, NEW STAND가 갖고 있는 분위기 그대로로 설계해주고 위탁운영해주는 형태예요. 무인으로 운영되는 캔틴에서는, 엄선된 F&B 브랜드의 음식을 판매하는 벤딩머신과 커피 머신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일반 오피스들을 마치 위워크의 캔틴처럼 만들어주는 사업 모델이에요.
제가 가장 의미있게 봤던 부분인데요. 올해 Series B로 글로벌에서 가장 큰 부동산 투자사인 Brookfield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어요. Brookfield는 대형 오피스, 백화점 등 고정 유동인구가 있는 상업 부동산에 전문성이 있는 회사입니다. Brookfield의 다수 포트폴리오 사이트들에 New stand는 입점할 수 있게 되고요. 오피스에는 B2B모델, 백화점에는 B2C 모델로. 반대로 Brookfield는 해당 투자로 투자수익은 물론이고, 보유한 포트폴리오의 편의성과 자산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시너지를 기대하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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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6일 금요일 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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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현대백화점을 이용하던 고객층과 기존 나이스웨더를 이용하던 고객층의 느낌이 상당히 다르다는 점에서 .. 서로 새로운 고객층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재밌네용.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이었어용 만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