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오늘도 오픈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인사 드려요. 고만두입니다. 다들 잘 지내고 계신지요?
이번 주제는 “퀸잇”이에요. 요청이 많았던 주제인 만큼, 실제 타겟 고객 분들을 최대한 많이 인터뷰하느라 연재가 조금 늦었습니다.
늦었던 만큼 보다 더 알찬 내용으로 담아보려 노력해보았는데요. 오늘도 소소한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퀸잇 : 올해의 이커머스 신예
4050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한 패션 마켓플레이스 어플이에요. 올해 1월에 17만 명이었던 MAU가 4개월 만에 72만 명까지 늘어났어요. 작년 5월에 시작하여, 이제 1년 좀 넘은 것이라고 생각해보면 무서운 성장세예요. 게다가, 5월에는 소프트뱅크 벤처스 및 카카오벤처스 등으로 부터 Series A 투자금 55억을 유치하며 VC 생태계에 데뷔했어요.
4050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이들의 소구 포인트는 굉장히 간단합니다. “1) 백화점 브랜드를, 2) 아주 저렴하게, 3) 아주 쉽게 구입 가능” 하다는 건데요. 실제로, 어플을 제가 써보니 굉장히 직관적인 UI/UX를 구현했더라고요. ID와 비밀번호 없이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회원 가입이 가능하고, 한 화면 1개 상품만, 큰 제품 이미지와, 할인율이 눈에 잘 띄게 해 놓았어요.
4050 여성 소비자는 뭘 원하는 걸까
기본에 굉장히 충실한 서비스라는 것은 이해했어요. 그런데 솔직히 말이죠, 네이버 쇼핑, 지그재그, 파페치를 벤치마킹 했던 저로서는… 도대체 4050 중년 여성들의 니즈와 Pain-point가 무엇이었기에 퀸잇이 이렇게 돌풍일까 싶었어요. 눈에 바로 들어오는 특이점이라면, 사이즈를 보다 넉넉하게 77 88까지 옵션으로 뒀다는 점?
그래서 어머님들 이야기를 찬찬히 들어봤더니, 훌륭한 서비스가 맞습니다. 왜 그런지, 소비자 인터뷰의 key takeaway 공유 드리면서 말씀 드릴게요.
“40대부터 돈이 제일 많이 나가. 자기한테 쓴다는 게 마냥 쉽지 않아”
본격적으로 아이들 사교육비가 깨지고, 부모님들이 조금씩 편찮아지셔서 병원비가 깨지고… 2030 시절만큼 자기한테 투자한다는 게 쉽지 만은 않다고 해요. 죄책감이 느껴지는 시기 인지라, 조금이라도 알뜰하게, 현명하게 쓰고 싶어해요. 그렇기에, 퀸잇이 대문짝만하게 보여주는 할인율은 패션에서도 이들에게 제일 중요한 정보입니다.
매일 같이 쓰시는 쿠팡에서 가장 많이 보는 영역은 “골드박스”시래요. 딱 한정된 시간을 정해 놓고 초저가 할인하는 서비스인데요. 거기서 제 값 주고 사지 않고 득템하면 그렇게 기분이 좋으시다고 하네요. 현명한 소비를 했다는 그 뿌듯함.
“백화점 브랜드만 쫓아가면, 요즘 패션의 절반은 한다는 믿음”
2030 세대는 틱톡, 인스타그램 등으로 먼저 트랜드를 익히며 쇼핑을 하곤 해요. 이번 여름에는 바이크 쇼츠, 크롭 탑이 트랜드구나. 이제 그럼, 지그재그와 무신사 브라우징하며 해당 트랜드에 맞는 아이템들을 고르죠. 이들에게 브랜드 네임 벨류보다는, 가성비 좋고 트랜디한 아이템이 우선이에요.
반대로, 4050 어머님들은 인스타, 유튜브로 트랜드를 일일이 확인하며 쇼핑하시진 않았어요. 대신에 가장 중요한 건 백화점 브랜드 여부였어요. 내가 굳이 열심히 시간 들여서 팔로업 하지 않아도, 모든 트랜드는 백화점에 이미 다 있다고 하세요. 백화점 브랜드 BCBG, 아이잣바바에서 괜찮은 아이템들만 고르면 크게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그러다 보니, 퀸잇에서는 브랜드 이름을 굉장히 크게 보여줍니다. 나 백화점 브랜드야! 싶을 정도로.
“너무 싼 건 다 이유가 있어. 경험해보니 같은 브랜드더라도 홈쇼핑 상품은 별로”
연륜과 노하우가 어느 정도 쌓여있는 세대시다 보니, 또 너무 싸면 의심부터 하고 보셔요. 퀸잇을 안 써보신 분 어머님들께 서비스를 설명 드리면서 보여드리니, 가장 먼저 하시는 말씀은 이게 ‘정품 맞아요? 백화점에서 파는 정품?’ 이라는 이야기가 백이면 백 나오더군요. 덧붙이시는 이야기가, 홈쇼핑에서 내놓는 브랜드 상품들, 저렴하고 많이 줘서 샀더니 그 브랜드 퀄리티가 절대 안 나온다고 하세요. 이런 분들을 위해, 퀸잇은 이런 문구가 매 상품마다 인증 되어있어요 : 퀸잇은 정식 브랜드 제품 만을 취급합니다.
“브랜드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소재”
지그재그에서 원피스를 고른다고 하면, 필터들은 색상 - 기장(미니/미디/롱) - 연령대 - 가격대 등인데요. 퀸잇에는 필터란 없습니다. 브랜드, 카테고리 정도 뿐이에요. 브랜드가 가장 중요한 필터고, 그 다음부터는 크게 중요하시진 않다고 해요. 브랜드 이름도 기억 안 날 때가 생기는 게 우리 세대인데, 필터를 하나하나 체크하며 Customize하시고 싶지 않다 하세요.
그런 우리 4050분들께 브랜드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소재였어요. 소재는 옷태를 결정하고, 폼이 나게 해주고, 날씬하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핵심으로 생각하세요. 어떤 소재를 썼는지 보시면, 사두고도 많이 못 입을 옷인지, 매번 드라이 크리닝을 맡겨야 하는 옷인지 바로 각이 나오십니다 (살림의 노하우란!) 그래서, 퀸잇은 브랜드 다음으로 소재와 세탁 방법을 화면 최상단에 보여줍니다.
퀸잇은 고고한 백화점 브랜드들을 어떻게 데려왔을까
제 머리 속의 한 가지 질문은, 백화점 브랜드는 아무 곳이나 절대 입점 하지 않는데 어떻게 데려 왔을까 였어요.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 시킬 수 있고, 가격 방어가 되지 않을 때도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40%의 판매 수수료를 내면서 까지 오프라인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겁니다. 그런 브랜드들이, 이제야 갓 태어난 신생 플랫폼에 흔쾌히 입점을 할까? 싶었어요.
그래서, 퀸잇은 아주 합리적인 수수료로 승부 했어요. 판매 금액의 ~15% 수수료 가져갑니다. 광고비, 쿠폰 비용도 지금은 퀸잇이 전부 다 부담하는 구조입니다. 요즘 웬만한 백화점 온라인 몰에서 판매되면 30~40%를 가져가는 마당에, 그 절반도 안되는 수수료를 제시한다 그러면 생각해볼 만해지죠.
그치만 지금은 확실히 브랜드들도 간 보는 상태인 것 같아요. 입점 브랜드가 50개 정도 됩니다만, 정말 품절이 많아요. 해당 채널에 재고를 많이 풀지 않나 봐요. 그리고 소량만 풀어 놓다 보니 상품에 대한 리뷰도 현격히 부족해요. 리뷰가 있는 상품을 찾기가 더 어렵습니다. 다만, 올해 브랜드를 200개까지 늘려본다고 하니, 어떻게 진화할지 한번 지켜 봐야 될 것 같아요.
퀸잇이 이커머스 시장에 주는 메세지
이 서비스를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보여드리고 싶은 분들은 홈쇼핑 회사였어요. 홈쇼핑은 브랜드 제품들을, 아주 합리적인 가격으로, 4050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아주 대표적인 채널이잖아요. 그런 홈쇼핑 회사에서 운영하는 이커머스 앱들을 보면, TV 홈쇼핑을 보조 (?) 하는 정도의 역할만 하는 것 같았어요. 심플하게 홈쇼핑 상품 구매 기능과, 퀸잇 같은 마켓 플레이스를 제공하면 4050 세대에게 굉장히 소구력 높지 않을까요?
현실은, 메인 화면에 지금 라이브 상품 구매할 수 있게 하고, 그 뒤로는 엄청난 Section들이 붙습니다. 선물하기, 모바일 라이브 (TV 라이브랑 다른 것임), Exclusive전, 기획 세트전, 베스트랭킹…. 그 밖에도 5개가 더 있어요.
위에 써 놓은 수 많은 Section들은, 앱이 하나의 거대한 마켓플레이스, 포털일 때나 모두 다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네이버나 쿠팡 같이 말이죠) 그런 관점에서, 홈쇼핑 사에서 바라 보는 이커머스, 이커머스 앱의 역할을 재정의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은 여기까지. 소소한 즐거움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오늘 에피소드에 대한 의견이나, 더 궁금한 주제들은 하단의 링크에서 남겨 주세요!
저는 다음 주에 더 재밌고, 더 생생한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7월 2일 금요일
만두
잘읽었어요! 4050에게 왜 인기가 많은지에 대해 실사용자 인터뷰 내용을 실어준게 재밌네요! 끄덕끄덕하면서 읽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