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오픈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고만두입니다! 다들 잘 지내고 계신지요?
오늘은 ‘오아시스' 입니다. 요청 주신 구독자 분들이 계셔서 이렇게 준비해 보았습니다.
오아시스는 제가 직접 여러 번 사용했던 플랫폼이 아니었던 터라, 이번 뉴스레터는 실제 고객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많은 3040 인터뷰를 진행했었습니다 (그래서 늦었어요 TT )
모쪼록, 이번 뉴스레터도 소소한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아시스가 컬리랑 비교할만한 규모여?
작년에 2,590억원의 매출, 영업이익 100억원 (영업이익률 ~4%)를 기록한 회사입니다. ‘17년에 ~800억 수준이었던 매출이 연 평균 45%의 성장세를 거듭해 왔어요. 컬리 매출이 1조를 상회했다고 지난 5회에서 말씀 드렸었는데요. 컬리에 비하면 규모가 1/4 수준이긴 합니다만, 취하고 있는 전략이 아주 독특한 걸로 보였어요. 찬찬히 살펴보시죠.
오아시스는 우리 생협이라는 이름으로도 종종 보이는데요. 우리 생협이라는 유기농 산지 직송을 위한 협동 조합 출신 분들이 만들었어요. 처음 시작은 오프라인이었던 회사였는데요. ‘19년에는 온라인 매출이 400억, 오프라인이 1,000억 정도였을 정도로, 오프라인 매장이 초반 성장의 주축이라고 볼 수 있어요. 총 ~40여 개의 매장이 있어요.
그러다가, ‘20년 코로나 효과에 힘입어 온라인, 오프라인 각각 1,200억 정도로 비등비등한 규모로 양 채널이 성장했습니다. 물론 금년에는 온라인이 오프라인의 2배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온라인 2,300억 / 오프라인이 1,300억)
저는 말이죠 컬리랑 오아시스랑 둘다 써요 by 3050 어머님들
‘저는요 컬리랑 오아시스랑 둘 다 써요’라는 말을 인터뷰에서 정말 많이 들었어요. 그 말은 즉슨, 두 업체에서 제공하는 value proposition이 상이하다는 것인데요.
신선식품은 오아시스에서, 가공식품과 베이커리는 컬리에서
‘오아시스는 싱싱하고 품질이 좋지만 뿌리 쪽에 흙이 많이 묻어와요. 그래서 손질에 시간이 좀 걸리긴 해요’
‘오아시스는 무농약이라서 벌레가 종종 있을 정도에. ‘컬리는 오아시스보다 신선식품 시키면 정돈이 굉장히 잘 되어서 와요. 소분도 되어서’
'컬리는 세척용품에 담궈서 온 거라 깔끔하지만, 오히려 신선하고 친환경인 건 오아시스라고 봐야 되지 않을까요?’
오아시스를 활용하는 어머님들의 의견이신데요. 확실히 유기농과 최상의 신선도를 자랑하는 신선 식품들에 강점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그치만, 종류는 많지 않아요. 특히나 가공 식품, 유제품으로 넘어 가면 현격히 컬리와 차이 납니다. 요거트를 검색하면, 컬리에는 100여개 이상이 노출된다면 오아시스에서는 4개 뿐이었어요.
세상에 없는 가격, 오아시스에는 있습니다
이게 오아시스의 주요 마케팅 문구에요. 플랫폼 켜시면 첫 번째 화면에 등장합니다. '얼마나 싸길래 그런 거야 대체? 싶다가도 가격을 보면 ‘그래 너 말이 맞다’ 싶어집니다.
일례로, 시금치를 비교해 보면요. 마켓컬리에서는 친환경 시금치 200g이 2,100원 수준인데요. 오아시스에서는 1,400원이에요. 유정란으로 비교해보면, 10개에 컬리에서는 4천원 대이지만 오아시스는 3,300원입니다. 가격에 민감하신 주부 분들께는 오아시스가 아주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어요.
슬리퍼 신고 가는 우리 집 앞 매장
아무렴 11시까지 주문하고 오는 샛별 배송이 좋아도, 샛별 배송보다 급할 때가 있어요. 당장 슬리퍼 끌고 나가서 오늘 저녁 반찬 거리 사와야 할 때가 있다죠. 이 때, 심지어 필요한 게 컬리에서 무료 배송해주는 4만원 이상이 정도의 큰 규모가 아니래요. 이를 테면, 계란이 똑 떨어져서 계란 10알 한판, 두부 한 모, 콩나물 한 줌 정도래요.
더욱이, 코로나라서 집에서 먹는 식사의 비중이 무척 높아져서 이런 경우가 더 많아 졌어요. 그럴 때 슬리퍼 신고 나가서 필요한 것만 쏙쏙 사올 수 있는 그런 슈퍼마켓의 역할을 하고 있었어요.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고, 신선함과 친환경 정도는 국내에서 제일 가라는 채널인데, 안 써볼 이유가 없지 않나요?
이런 고객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오아시스의 핵심은
하나 - 오프라인이 첫 접점, 온라인은 그저 따라오는 후속 경험
고객 인터뷰 전에 리서치를 해보니,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에서 판매 되지 않은 물품들을 재고 떨이하고, 당일 배송을 전담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분석이 많더라고요. 결국, 온라인을 보조하는 역할이었다는.
그런데, 아주머님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은, 거의 모두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으로 이 채널에서 구매를 시작하셨다는 거예요. 듣고 보니 그 말씀이 이해가 됐어요. 왜냐면, 쿠팡 로켓 후레쉬와 달리 오아시스는 3만원 이상이 되어야만 무료 배송을 해주는데요. 신선 식품으로 3만원 채우는 거 쉽지 않거든요. 야채랑 유제품은 쟁일 수가 없으니까. 게다가, 우리 가족과 애들이 먹는 신선 식품은 듣보잡 채널에서 시작하기 정말 어렵다 하십니다. 마지막으로, 첫 구매 할인 프로모션을 컬리처럼 엄청 하는 것도 아니고요.
그러고 보니, 오아시스 매장 분포도를 보고 무릎을 딱 쳤어요. 적어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3개 이상이 밀집되어 있는 상가에 항상 위치해 있더라고요. 이를 테면, 용인 수지 손곡초 사거리, 강남 대치 은마 사거리, 서초동 서이초 사거리 등. 심지어 매장이 그렇게 크지도 않아요. 상가 점포 두개 정도 차지하는 규모라서요.
그래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최강 신선도/합리적 가격이라는 신뢰도와 인지도를 쌓았고, 그 경험을 기반으로 오프라인에서 샀던 식품 + alpha가 온라인으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보여져요. 그래서 전지현, 박서준이 나오는 대형 CF가 없더라도, “첫 구매 무료”라는 대대적인 프로모션이 없더라도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이 되어 집니다.
둘 - 직거래로 중간 유통마진 제로 달성
컬리 대비 최소 20%는 싸다고 했는데요. 산지 생산자와 직거래하는 구조라 그렇습니다. 원래 각 지역 별로 지역 도매상들이 존재하는데 이를 다 건너 뛰는 구조예요. 이렇게 산지에서 직접 소싱 해오는 제품의 비중이 전체 상품의 ~70%에 달한다고 합니다. 특히, 친환경/유기농 식품 같은 경우에는 95% 이상이 산지 직거래예요.
이거 쉽지 않은 일일 텐데요. 창업자와 경영진이 우리 생협 출신이라고 말씀 드렸는데요. 그 때, ‘유기농 미나리는 AA 산지의 BB 생산자분들이 최고다’라는 업계 노하우와 네트워를 구축 하셨다고 하네요.
셋 - 품목 구색 최소화로 재고 관리 효율성도 잡아
상품 폐기율이 0.1%라는 보도 자료도 참 많았어요. 오프라인 매장에서 유통 기한이 얼마 안 남은 상품도 떨이로 판매 해주고, 픽업 서비스도 가능하게 해주니까요. 물론 오프라인이 클리어링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을 겁니다. 그치만, 저는 그 보다도 상품 구색이 재고 효율성에 더 큰 힘이 있다고 봅니다.
오아시스는 놀라우리 만큼 상품 구색이 정말 현격히 떨어져요. 사실, 시금치 상품이 뭐 5개까지 필요합니까? 유기농이고, 3~4인 가족이 며칠 먹을 정도로 200~300g 수준이면 되고, 가격 저렴하면 하나 옵션으로도 충분할 겁니다. 이게 오아시스의 전략이에요. 상품 구색은 떨어지지만, 연간 수요가 일정하게 반드시 창출되는 핵심, 기본 상품군을 저렴하게 1~2개 씩 만 소싱해 오는 거에요.
제품이 많으면 수요 예측하기도 어렵고 (틀릴 때가 너무 많고), 제품 별로의 생산자 마진을 맞춰주기도 어렵죠. 그런 리스크를 아주 최소화하는 거죠.
오아시스는 더 갈 길이 있다
요즘, 오아시스는 브랜드 마켓플레이스로도 크게 확장 중에 있어요. 크록스, 테팔, 피존 상품들을 브랜드들이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을 줬어요. 배송은 브랜드들이 하고요. 결제 수수료 외에 판매 수수료는 거의 받지 않아요 (쿠팡 ~10%, 카카오 ~12% 수준) 돈 벌려고 하는 사업 같지는 않고, 고객 충성도와 거래액을 높이려는 목적 같아요.
앞으로도 오프라인 매장을 늘려 가면서 볼륨을 키워 나가겠죠? 동시에, PB 제품 생산으로 마진을 더 가져올 것 같고요. 이미 오아시스 반찬, 간편식으로 PB 상품을 크게 키우고 있어요.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오늘의 아티클에 대한 소감, 피드백, 더 궁금한 것들은 하단의 코멘트 링크에서 작성을 부탁 드려요!
저는 이번 주 목요일에 다시 돌아 오겠습니다. 이번 주도 화이팅!
5월 10일 고만두 드림.
정확한 분석 감사합니다. 이번 게시글도 생업에 도움 많이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