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커머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화두는 ebay 매각과 쿠팡 상장
하루에도 몇 개씩 쿠팡과 ebay에 대한 기사나 칼럼들은 수없이 많이 쏟아지고 있지만, W컨셉에 대한 시각은 굉장히 제한적인 것 같음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인 17년부터 W컨셉과 그 PB브랜드인 프론트로우의 충성도 높은 유저였던지라 한번 짚고 넘어가고 싶어서 몇 글자 적어봄.
💥1화. 더블유컨셉의 새로운 주인은 누구?💨
1. W컨셉은 어떻게 돈 버는거지? (feat. 지그재그 무신사)
"연 평균 ~40% GMV 신장 달성해온 국내 대표 여성 마켓플레이스" 포지셔닝
매년 적자였던 건 아니었음 - '18년까지는 BEP 수준이었다가 '19년부터 급격히 적자 전환; 매출 볼륨을 크게 끌어올리면서 인건비와 판관비가 급격히 증가
MAU 300만명 - 그 중에서도 여성이 85%에 달하는 독보적인 여성 플랫폼임,
입점 브랜드 6,400개 수준으로 웬만한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다 입점해 있는 플랫폼임. 특히, 평균 거래 단가가 13만원 수준으로, 타 플랫폼의 5~6만원에 비하면 확연히 프리미엄 입지 구축
유사한 패션 플레이어와 비교해보면, 거래액 기준으로는 3등, 매출로는 2등 수준
('19년 GMV) 무신사 9,000억 - 지그재그 6,000억 - W컨셉 1,820억 - 브랜디 1,747억
('19년 매출) 무신사 2,197억 - W컨셉 526억 - 브랜디 379억 - 지그재그 293억
*잠깐 지그재그는 거래액이 6천억인데 매출은 300억도 안돼?
지그재그는 거래 수수료가 아니라 순수 광고 매출에 의존하기 때문
"수수료 모델" : 무신사 (30~32%), W컨셉 (28~35%), 브랜디 (9%) 판매 수수료 수취
"수수료 free, 광고 + 페이모델" : 지그재그 (판매수수료 제로! 지그재그 페이 5.5%), 에이블리 (결제 수수료 3.96%)
특히 지그재그는 광고 매출이 전체 GMV의 5% 안쪽으로서 현재 BM으로서는 폭발적으로 매출액을 성장시키는 데에는 제한적일 듯. 지그재그 페이는 고객 편의 증대 차원으로 마련한 offering 으로, 사실상 마진은 아주 미미할 것 같음
W컨셉은 "판매 수수료 ~35% 수취, 요즘은 자체 PB브랜드 확대를 지속 Drive 중"
커머스는 대부분 3개의 BM으로 구성 - 1) 직접 떼와서 판매하거나 (상품 매출), 2) 내가 만들어서 판매하거나 (제품 매출), 3) 판매의 장만 열어주고 판매될 때 수수료를 먹는 구조 (용역매출)
W컨셉은 세 개의 비즈니스 모델이 다 혼합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판매건당 수수료 받는 사업모델이 가장 크다고 보면됨.
요즘은 PB브랜드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연 평균 80%씩 매출 꾸준히 증가 중 ('17년에 33억이었던 매출이 '19년에는 103억으로 급성장)
그 중 "Frontrow"가 가장 성공작. 여자들이라면 김태리가 입고 있는 슬랙스 하면 아는 그 브랜드임 (직접 3년 입어본 후기로, 백화점 브랜드처럼 가격이 좀 나가는데 퀄리티는 인정)
이에 힘입어서 최근에는 "허스텔러"라는 비건 브랜드도 출시하고, "프론트로우맨"으로 카테고리도 확장하고 있음
2. 그래서 지금 벨류에이션은 얼마로 누가 논의 중?
“대기업 유통 사업자는 모두 눈독 들이고 있고, 무신사는 일찍이 드롭”
작년 11월에 LOI 이후로 현재 인수 후보 명단에는 롯데쇼핑, 이마트, CJ가 포함. 11번가는 중도하차 한 것으로 파악됨.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몰이 시원치 않은 사업자들은 모두다 한번 쯤은 처다 보고 있는 듯 (공교롭게도 ebay의 인수 후보 명단과도 비슷한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일찍이 드롭한 무신사의 선택은 아주 옳았다고 봄. 무신사로서는 3~4천억을 들여서 "도대체 무엇을" 사오는 것인지 불명확함.
더욱이 혹시나 상장을 앞두고 있다면 현재의 value (GMV Multiple 2x)를 희석 시키지 않고 싶어할 것.
무신사는 w컨셉으로부터 무엇을 얻어올 수 있을까?
젊은 여성 유저? - 이미 무신사 확보한 780만 유저 중에 절반이 여성 vs. 더블유컨셉 유저 3~4백만
거래액? 거래액을 사오기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연평균 20%씩 성장하고, 무신사의 GMV 연평균 성장이 +50%에 육박하는 걸 (주로 시장 성장이 정체 되어서 몸집 불리기 하거나, 혹은 아주 시장에서 presence가 미미해서 빠르게 선두권으로 진입하고 싶을 때 하는 play)
PB 브랜드 및 제작 역량? - 무신사는 이미 무신사 스탠다드라는 자체 브랜드로 1,1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음. 여성 PB브랜드도 맘먹고 각 잡고 하면 금방 하지 않을까? vs. 더블유컨셉 PB매출 100억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소싱 역량/네트워크? - 디자이너들은 판매 채널 다다익선 아닌가? 수수료 비슷하고, 노출될 수 있는 audience 많아서, 판매 물량 보장되는 곳이면 다 입점하고 싶을 듯. 이미 상당수 무신사에도 많이 들어가 있을 것 같음
디지털 역량? - 무신사야말로 커뮤니티로 시작해서 이커머스로 커온 digital native player이니 굳이?
근데 써 놓고 보니, 왜 롯데 - 이마트 - CJ 가 보고 있는지 알 것 같네 😂
매각 측에서는 거래액 1.6x 적정 가치로 협상 중 (GMV 2천억, EV 3.2천억 수준)
그치만, W컨셉의 지난 3년간 GMV 성장률은 35% 수준으로 동종 업계 대비에 비해서는 못 미치는 수준으로 파악됨.
개인적으로는 IMM PE가 제시한 1.6x 멀티플을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 1.0x~1.5x 수준으로 조정되지 않을까 싶음
3. W컨셉 관전 포인트 4가지 - 미안하지만 누가 사든 만만치 않을 것이야…
첫 번째. 패션 마켓 플레이스는 갈수록 경쟁 심화가 예상되는데 어떻게 더 거래액을 높일 수 있을까?
"기존 피어군들도 성장이 무서워" 무신사는 여성 고객/제품 확대에 주력 중
"브랜드-SNS 연합 모델도 등장" 페이스북 숍스, 인스타 샵 모델이 새롭게 런칭
"전통 패션 자사몰들도 가세" - 자사몰 형태가 강했던 SSF (삼성물산), LF몰 (LG패션), 코오롱몰은 입점 브랜드를 계속 확대 시키면서 패션 전문 마켓플레이스 형태로 진화. 덕분인지 세개 플랫폼 모두 60~70% 매출 신장 - SSF샵 (자사 브랜드 ~1200개 vs. 타사 ~1800개), LF몰 (자사 브랜드 ~60개 vs. 타사 ~6000개)
"끝판왕 테크 자이언트들까지 치고 들어온다" - 쿠팡은 그 동안 굉장히 점유율이 낮았던 패션을 올해부터 제대로 해보겠다고 하고, 네이버는 최근 이마트와의 교류가 심상치 않고... (신세계 패션브랜드와의 협업도 가능하지 않을까?)
두 번째.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수수료 수준 방어가 될까? 지금 35%는 좀 비싼데…
셀러/브랜드들은 판매할 수 있는 traffic이 있는 채널이라고 생각되면 대부분 입점 시킴. 그 중에서 1) 판매 수수료가 저렴하고 2) 많이 팔리고 3) 정산이 빠른 곳을 제일 선호함.
앞서 말했 듯이 경쟁의 판이 커진 지금 상황에서 W컨셉의 수수료는 ~35% 수준은 꽤나 높아 보임. (vs. 쿠팡 12~15%, 네이버 판매수수료 ~4% 등)
판매 수수료를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의 매출 volume을 보장해줄 수 있을지, 브랜드들에게 마케팅을 더 특별하게 해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될 것 같음
그래서 FI들이 참가하지 않는 것 같음. W컨셉의 외형 성장도 마냥 좋아 보이지 않을 뿐더러, 특히 지금 적자인 상황에서 흑자로 전환 과제까지? 😞
개인적으로 나는 마켓플레이스 모델의 전망이 밝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이건 또 별개의 뉴스레터로 찾아오겠음 (feat. shopify, bigcommerce)
세 번째. 남성 카테고리로의 확대는 가능할까? 아니면 화장품? 리빙?
직업 상 남성 소비자들을 매년 수십명씩 인터뷰할 때면 가장 놀라운 게, 대다수가 무신사 외에 써본 플랫폼이 없다는 것 (또 꽤 많은 사람들이 쿠팡에서 옷 쇼핑해서 2차 놀람)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무신사말고 남성 특화 커머스가 없었지만 이제는 선택지가 보다 다양한데도 옮길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음.
화장품과 리빙으로 늘려 가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시나리오이지만 W컨셉만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경쟁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은 느낌
네 번째. 해외 진출은 어때?
이미 더블유 컨셉은 미국법인, 중국 현지 법인이 있더라고? 중국, 일본, 동남아에 한국 신진 디자이너를 데리고 나가서 유통 사업을 전개 중
특히, W컨셉차이나 - 중국 썬마그룹과 현지 법인 설립. 마케팅, 홍보는 썬마에서 담당하고 상품MD는 W컨셉이 한국에서 담당하는 구조로 설계
그치만, 요즘 들어 브랜드가 직접 해외 진출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많아지고 있음(예. 동남아-쇼피, 네이버/야후 일본법인은 동대문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을 돕고…)
나아가 해외 패션 쇼핑몰에서 괜찮은 브랜드들한테 직접 입점 러브콜이 오고 있다는데, 이런 상황에서 W컨셉을 통해서 유통해야 되나 싶음. 이 부분이야 말로 장기적으로 봐야 될 것 같음
오늘은 여기까지. 가볍지만 또 찬찬히 생각해볼 수 있는 거리가 됐으면 좋겠어. 다음주 목요일에는 더 재밌는 주제로 찾아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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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배우고 갑니다♡
bi-weekly도 아니고 weekly 뉴스레터임에 한번 놀라고 담긴 인사이트엔 감동하고...